[책, 짧은 글] 잘 자, 잘 가

avatar


잘…… 잘 자, 라는 말을 잘 가, 라는 말로 나는 착각하지 않았을까. 어떤 사랑이 살 때 할 수 없었던 말을 이제야 한다. 잘, 이라는 말을 밤하늘의 별로 숨겨놓고 싶다. 그렇게 으스러지게 안아서 사라진 너는 내 손톱 속 정어리의 비늘 같은 초승달로 숨어 있다. 잘, 자 혹은 잘, 가.

허수경, 《가기 전에 쓰는 글들》



0
0
0.000
1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