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꼴 육아일기#54] 엄마를 사랑한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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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주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 잠 자고 있는 사람 사진을 찍으면 안된다고 했었다. 우리가 자고 있을 때 영혼이 우리 몸을 빠져나가 있는데 사진을 찍으면 그 영혼이 사진 속에 갇힌다는 이유였다. 지금에서야 그 말이 근거도 없는 허무맹랑한 소리라는 것을 알지만, 그때만해도 그 말을 믿었었다. 하긴 그때는 지금처럼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을 수도, 사진을 찍고 나서 바로 확인할 수도 없는 아날로그 사진기가 전부였고, 혹시나 사진을 찍어도 한참 후에나 현상하여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조마조마 했었던 영향도 컸다.

이제는 영혼에 대한 걱정없이 언제 어디서나 사진을 찍어대고 있는데, 아내님과 아이들이 자고 있는 모습을 가끔씩 사진에 담을 때 소소한 행복을 얻기도 한다. 아이들의 경우, 워낙 몸 부림이 심할 때라 정말 다양한 포즈로 잠을 자곤 하는데 한번씩 깜짝 놀랄 정도의 모습을 보이기도 해서 사진을 찍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 여담이지만 "아이들이 자는 모습을 10초간 바라보면 무한한 평온을 느낄 수 있다."는 옛말이 있는데, 정말로 잠든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현실의 온갖 부정적인 것과 떨어져 더없이 깊고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접하고 있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혹시나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가 있는 분이 계시다면 아이들의 잠든 모습을 바라보며 정화하길 바란다. 그리고 여건이 된다면 사진으로 담아놓고 마음이 평온하지 못할 때 한 번씩 보는 것도 추천한다.

지난 주는 장인어른의 소식을 듣고 나와 아내님의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그래도 예전만큼 부정적인 하강곡선에 갇혀 있지 않았고, 폐암에 관련된 공부와 책을 읽으면서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노력했다. 단지 피로가 누적되어 평소보다 잠을 많이 잤었는데 다행히 꿀잠과 마음챙김을 통해 심신이 많이 회복되었음을 느꼈다. 왠지 모르게 그동안 손이 잘 가지 않던 동화를 세 편이나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 아내님과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아내님 뒤로 영원한 엄마바라기 첫째와 형이 가는 곳이면 바늘과 실처럼 따라다니는 둘째가 비슷한 모습으로 잠들어 있었는데 무척이나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어쩜 자는 모습도 이렇게 닮을 수가 있는지 신기하기도 하고... 나 역시 나란히 옆에 누워 자고 싶었지만, 부쩍 커버린 아이들과 아내님만으로도 침대가 꽉 차서 어쩔 수 없이 바닥에서 잠을 청했다. 비록 혼자 바닥에서 잠이 들었어도 세 사람의 모습이 자꾸 눈에 아른거려서 행복한 잠자리로 들 수 있었다.

어제도, 오늘도, 매일이 즐겁고 행복한 요즘. 이제는 내 가정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가정에 사랑과 평온이 가득하면 좋겠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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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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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잠든 모습은 천사지 ^-^
근데 혼자 편하게 한 번 자보고싶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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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맡기고 혼자 한 번 편하게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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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엄마를.. 동생은 형을...!! 너무 사랑스러운 사진이에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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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벨로님도 사랑 가득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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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아이 둘 키우기가 녹록치는 않아 보입니다, 특히 엄마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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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면이 없지 않아도 항상 감사하고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내님한테 많이 배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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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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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에고님 포스팅 봐도 가족에 대한 애정과 행복이 물씬 느껴집니다.
평온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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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행복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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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댓글에 더 행복해집니다^^
가족들과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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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아 도촬금지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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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특기가 도촬이야
오이형도 조심해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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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행복한 사진입니다.
제 아내는 저때 이런 말을 자주 하죠.. 너무 붙어서 힘들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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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내님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자면서도 엄마를 졸졸 따라다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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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쥐님 일상이 행복으로 가득차 있네요.
지금처럼만...
지금처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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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님의 가정에 늘 지금처럼 행복이 넘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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