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육아일기#51] 화를 다스릴 줄 아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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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화가 많은 편이다. 명상과 운동을 꾸준히 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화를 다스리기 위해서이다. 화가 많은 나의 성향 때문에 아이들에게 미안했던 적이 많다. 나를 닮아 아이도 선천적으로 화가 많다고 생각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원래 화내고 때 쓰는 거라고 좋게 말씀해 주시는 분도 계시지만, 화를 다스리지 못해 스팀잇 내에서도 안 좋은 일을 겪은 적이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더 신경을 쓰게 된다. 개인적인 소견으로 화는 어릴 적부터 다스릴 줄 아는 습관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은 부모가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 아내님의 경우, 화를 낼 줄 모르는 성격이기도 하지만 간혹 화가 나더라도 상당히 잘 다스릴 줄 알기 때문에 좋은 모범 사례가 된다. 문제는 나였다. 간혹 불쑥불쑥 차오르는 화를 참지 못해 아이들에게 화를 낼 경우가 종종 있었다. 처음 의도는 아이들이 예절이나 공중도덕을 잘 지키기를 바라는 순수한 마음이었을지 몰라도, 화를 내는 순간부터는 본연의 목적을 잃어버리기 일쑤다. 화를 내면서 내가 그 화에 잠식되어 주체할 수 없게 되고 화가 화를 부르는 악순환이 지속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금은 부정적인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 관련 책을 읽고, 아내님의 영향을 받으며 꾸준히 마음챙김을 하면서 어느 정도 화를 다스릴 줄 알게 되었다. 요즘은 아이들에게 화를 내는 일이 거의 없어졌다. 내가 화를 내지 않으니 아이들도 금방 영향을 받았다.

첫째의 경우, 울기도 많이 울고 잘 삐치는 성격이었다. 가끔 화가 나면 "아빠, 엄마 미워!"라며 소리를 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런 행동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는 둘째가 귀찮게 하거나 속상하게 해도 예전만큼 신경질적으로 대하거나 동생을 때리지 않는다. 정말 화가 나서 힘들 때는 "엄마, 아빠. 도와주세요!" 라며 도움을 청한다. 그러면 내가 나서서 중재하고 첫째에게 잘 했다고 격려해 준다. 그러면 아이들 다음에도 현명하게 대처하는 선순환이 된다!

어제는 첫째가 만들어 놓은 블록을 둘째가 망가뜨리는 일이 있었다. 첫째는 많이 속이 상했는지 울먹거리며 도움을 청했고, 아내는 천천히 심호흡하자며 같이 숨을 깊게 들이마시기 시작했다. 네다섯 번 정도 심호흡을 한 뒤 첫째가 내뱉은 말을 듣고 너무 놀랍기도 하고 기뻐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첫째는 둘째를 바라보며 "착해져라. 착해져라. 착해져라."라며 주문을 걸었다. 예전 같았으면 동생을 밀치거나, 화를 내 거나, 울어버렸을 텐데 이제는 자신의 화를 다스리며 동생을 변화시키려는 순수한 모습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꼈다.

내가 좋아하는 틱 낫 한 스님은 "화는 아이와 같다." 고 말했다. 내 마음에서 아이(화)가 울고 있다면 날뛰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 감싸 안아주고 달래야 한다는 의미다. 지금도 가끔 마음에서 아이가 울기도 하지만, 너무 노여워하지 말고 따뜻하게 대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해야겠다. 내가 화를 잘 다스릴수록 나와 내 가족 역시 화를 잘 다스릴 수 있다는 사실을 언제나 명심해야겠다.

오늘도 세상 모든 아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를 보내기를 바란다. 너희들이 있기에 조금 더 성장하는 어른이 될 수 있어서 고마워. 사랑해. 축복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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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둘째를 바라보며 "착해져라. 착해져라. 착해져라."라며 주문을 걸었다.

와~ 첫째 대단한데요!! 아빠가 보고 배워야겠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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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는 정말 전염이 되는 거 같아요.
주변에 화를 잘 다스리는 사람이 있으면 정말 많이 도움이 되더라구요.
저도 화를 안내는 편은 아니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화내는 것도 귀찮아서 잘 안내게 되더라구요.ㅋㅋㅋ
나이 잘 드는 것도 일종의 명상인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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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화를 내지 말자하면서도, 화를 냅니다.
아직도 내공이 많이 부족한가 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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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침부터 화가 나서 혼자 욕을 했는데,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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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몰랐는데 화가 많으셨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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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화가였다니!! 아 뭐래 ㅋㅋ 화내지마 횽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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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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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아내입니다. ㅎㅎㅎㅎ 화는분석되고 다스려져야합니다. ㅋㅋㅋㅋㅋㅋ
제 아내는 법륜스님 즉문즉설 강의와 책에서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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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들은 나름 성격이 타고나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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