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쓰는 육아일기#48] 아들에게 쓰는 편지, 네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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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까지만 해도 감기와 독감을 달고 살았었는데 요즘에는 감기 한 번 걸리지 않은 너를 보니 대견스럽다. 반찬 투정 한번 없이 골고루 음식을 먹고 열심히 뛰어놀아서 그런지 면역이 많이 좋아진 것 같구나. 참 다행이다. 한 달 전에 갑자기 계란 알러지가 생기는 바람에 여러모로 걱정했었는데 지금 생각에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계란이 들어간 과자나 빵 등 간식을 줄였더니 밥을 더 잘 먹고 있기 때문이다. 간혹 과자를 먹지 못하는 너를 보면 안쓰럽기도 하지만 대신 몸에 좋은 유기농 과일이나 꼬꼬 할머니가 보내주신 고구마, 떡 등으로 대신할 수 있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도 든다. 어찌 됐건 아무 불평없이 잘 먹고 건강하게 자라주어서 고마울 뿐이다.

점점 튼튼해지고 쑥쑥 자라는 너희들에게 비해서 조금씩 나이가 들고 힘이 약해지는 나를 보면서 조금 걱정이 되었다. 적어도 너희들이 아빠와 함께 놀아주는 나이까지는 뒤처짐 없이 지내고 싶은 게 내 심정이다. 혹시라도 너희들이 커서 직접 번 돈으로 함께 여행을 가자고 했을 때(꼭 그래 줄 거지?) 늙고 힘들다는 이유로 함께 하지 못하는 것만은 피하고 싶구나. 그래서 아빠는 요즘 열심히 운동하며 체력을 단련하고 있단다. 매번 혼자 달리던 게 지루해서 체육관을 등록했다. 사실 가격이 부담스러워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지난 아빠 생일날 엄마가 생일 선물이라며 등록을 해주었단다(엄마 최고!!).

가끔 너희들을 재우면서 함께 잠들 때도 있지만, 알람 소리에 벌떡 일어나 눈을 치켜뜨며 나갈 정도로 열심히 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너희들과 오랫동안 함께 어울리고 싶은 간절한 마음 때문이란다. 또 한 가지 운동하는 것 자체가 정말 재미있다. 아빠는 예전에 복싱이나 무에타이처럼 타격 운동만 해봤었는데 MMA 체육관을 다니면서 레슬링과 주짓수도 함께 배우고 있다. 처음 경험하고 배우는 것에 대한 설렘과 즐거움 때문에 더 열심히 하는 이유도 있단다. 그리고 요즘에는 엄마가 시간을 더 할애해 주어서 1시간을 더 운동할 때가 많다. 너희들과 함께 잠자리에 누어 너희들이 잠들 때까지 동화를 들려주지 못하는 게 아쉽기도 하지만 기회만 된다면 운동을 많이 하고 싶구나. 운동량에 비례해서 너희와 더 오랫동안 놀아줄 수 있는 체력을 기를 수 있고, 훗날 너희들이 관심이 있다면 가르쳐줄 수 있을 정도까지 배워 놓고 싶기 때문이다. 사실 아빠의 버킷리스트 중에 너희와 함께 운동하는 것도 있단다. 운동하면 좋은 점이 많은데 훗날 기회가 되면 알려줄게. 그러니 꼭 함께 운동했으면 좋겠다. ^^;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이 정도는 들어주겠지? ㅎㅎㅎ

운동하면서 매번 맞고 다칠 때도 있지만, 이전과 다르게 몸에 기운이 넘치는 것을 느낀다. 말이 나온 김에 비밀 하나를 알려주마. 운동하기 전에는 엄마를 안을 때 몹시 힘들었었는데 지금은 예전만큼 힘들지는 않다. 아직 조금 힘에 부치기는 하지만 조만간 가뿐하게 안을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엄마가 살을 조금 빼주면 더 고맙겠지만 말이다. ㅎㅎ 엄마한테는 비밀이니까 절대 말하지 말아줘~! 여하튼 아빠는 이렇게 건강 관리를 잘하고 있다. 감기에 걸리거나 잔병치레를 안 한 지도 꽤 오래되었고 말이다. 그러니 너희들도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면서 건강하게 자라 주었으면 좋겠구나. 그것 말고는 더 바랄 게 없다.

오늘도, 내일도, 언제나 건강하고 즐겁게 지내기를 바란다. 좋은 꿈들 꾸어라. ^^
항상 고맙고, 사랑하고,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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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알러지면 가려야 할게 엄청 많겠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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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알러지 하나만 있어서 다행이다 생각했었는데
정말 가려야할 게 천지빼까리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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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소환
세상에 비밀이 어딨노...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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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님은 스팀잇을 안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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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골병 드실 수 있으니,
마흔 이후로는 탁구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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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도 좋죠~ 제가 군대에 있을 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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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러지는 체질이 개선되면 없어지기도 하고 그러지 않을까요?
아이가 크면서 계란과 만날 일이 많을테니, 체질 개선으로 알러지를 없애야 하지 않을까 생각은 드는데... 힘들려나요?ㅜㅜ
먹는 거 가려 먹는 게 참 힘든 일인데, 딱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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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정도 잘 관리하면 괜찮아 진다고 하네요.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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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쇠 형님, 마님을 번쩍 드시다니.... 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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