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잡기] 인더백(IN THE B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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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과 공포의 장르소설, 인더백

원래 장르 소설을 잘 안 읽는데 신문에 극찬을 했길래 구입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너무나 충격과 공포 그 자체여서 수불석권.

배경은 100년쯤 후의 한반도 서울.
백두산과 후지산과 도와다 칼데라가 모두 폭발했다. 이유는 북극 자기장의 이상 현상 때문이었다. 화산재가 한반도를 덮었고 사람들이 죽었다. 살아남은 1300만 명은 좀 더 남쪽으로 피난하려고 집을 나섰고, 동민 가족도 이들 틈에 동호대교를 건너는 중 전략적인 다리 폭파로 아내가 사망한다.

동민은 가까스로 아들 아이를 찾아 커다란 배낭에 넣고 고향인 대구를 향해 걷기 시작한다. 그러나 정부군과 반군으로 나뉘어 전쟁 상황이었다. 북한 정부는 남쪽으로 향하는 자국민들을 막으려고 식인 바이러스를 퍼뜨렸는데 알고 보니 그것은 오히려 남한 정부의 작전이었다. 그 바람에 사람들은 인육을 먹어야 살 수 밖에 없게 되었고 정육점 고기처럼 인육이 거래 되고 있었다.

그 바이러스와 식인자들로부터 여섯 살 아들을 보호하려고 배낭에 넣고 다니는 동민. 그러나 여주와 충주 그리고 문경과 낙동강을 거쳐 금오산에 이르기까지 출몰하는 식인자들과 정부군과 반군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는 쉽지 않다. 결국 정부군에게 잡혀 아이에게는 위치 확인 칩이 삽입되고, 또 반군에게 잡혀서는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여기서 그를 도와준 식인자가 메어린이라는 남자였다. 그는 사람 고기를 요리하여 굶주린 동민에게 먹인다. 정부군을 피해 산을 넘고 들을 걸어 대구 근처까지 왔으나 굶주린 메어린이 아들이 들어있는 배낭을 들고 사라지자 그를 죽이고 아이를 되찾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끈질기게 동민을 추척한 정부군 장교에게 잡히고 말았는데 의외로 소령은 그를 풀어주었다. 동민이 얼떨결에 지니게 된 식인욕 억제재를 되찾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사실은 배낭안의 아이는 이미 미이라가 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동민을 대구까지 탈출시킨 힘은 바로 배낭 안에 들어 있던 어린 아들이었다. 그러나 도시는 지진으로 초토화 되었고 지하도 안에서 자신이 죽였던 메이언이 반군에게 포위된 모습을 보게 되는데, 어느 순간 동민은 메이언이 되어 반군을 해치우고 배낭을 둘러 맨다.

요는 환각 상태에서 동민은 아이가 살아 있다고 여겼고, 메이언이라는 식인자를 만들어 냈다. 동민이 메이언이었던 것이다.

일단 한번 읽어 보시라.
소름끼치도록 생생하게 이야기가 전개되고 반전의 반전이 있다.

' 이 동네는 100년 전에도 빨갱이, 이 죽일 놈의 빨갱이, 온통 빨갱이 타령을 했어. 피해는 전라도, 충청도, 제주도 사람들이 봤는데, 피해를 한 번도 안 본 사람들이 생난리를 치노?'(301)

'예술인들을 매년 지원한다는 그 기관에서는 장르 소설을 쓰는, 단 한 권의 장편을 낸 그에게 기금을 주지 않는다. 기관은 단지 취미로 수필을 쓰는 부잣집 부녀자들, 건너 알거나 가까이 아는 지인들, 아니면 매번 잡지나 텔레비전에 나오는 유명 작가들만 선택한다.'(331)

그나마 현실감을 드러내는 구절은 이 정도.
작가도 인정을 못받는 전업 장르소설가로 살기가 녹록치 않았던 모양이다.

시간은 아까운데 집중이 안될 때 읽어 보기에 아주 좋다.

차무진 // 요다 // 2019 // 14,000원 // 장르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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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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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팀 코인판 커뮤니티를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19년 10월 15일부터는 스팀코인판에서 작성한 글만 SCT 토큰을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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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잠님이 소개해 주신 내용으로 만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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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섬뜩하기는 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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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민이 메어인
동민이 메어인

이것밖에 기억이 안남네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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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약간 무서운 소설... 장르소설이 그런건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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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영화도 무서워서 안 보는데....
공포 소설은 도전할 생각도 안해봤네요....
대단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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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줄 몰랐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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