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마음] 소리 지르지 말라고 소리 지르는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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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이가 요새 abc 쓰는 데 취미를 붙였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큰 아이가 자처해서 작은 아이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알려줍니다. 그리고 저는 그 옆에서 둘의 모습을 반쯤 지켜보며 인터넷을 보고 있습니다.

큰 아이가 몇 번 이것 저것 가르쳐 주는데, 작은 아이가 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그러자 큰 아이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집니다. 결국에는 '그렇게 하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했니' 하며 소리를 버럭 지르네요. 작은 아이는 잔뜩 움츠려들어서 울기 직전입니다. 좋은 의도로 시작한 가족간의 교육(?)이 파국으로 치닫는 순간입니다.

이 때 제가 큰 아이에게 주의를 줍니다. 그렇게 소리지르면 안된다고. 가르치는 데에는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이렇게 좋게 말했으면 좋았을 텐데, 이 상황이 위급 상황으로 느껴진 저는 제 생각보다 말이 먼저 나갑니다. 그것도 아주 큰 소리로. '안돼. 소리치지마'

결국은 작은 아이 뿐 아니라 큰 아이까지 울먹이게 되었네요. 최악의 상황이죠.

가끔 그럴 때가 있습니다. 어떤 위급 상황이라고 생각이 될 때, '안돼. 오지마. 하지마.' 등등의 단답형 명령조로 소리를 지르게 됩니다. 실제로 급박하게 위험 직전인 경우도 있지만 사실 대부분은 그렇게까지 서둘러 소리치지 않아도 될 만한 상황들입니다. 뒤돌아 보면 그래요. 물론 닥쳤을 때는 이리 생각 못하고 소리가 먼저 나가죠.

큰 소리를 듣는 아이는 아무래도 움츠러들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큰 아이가 작은 아이에게 소리치는 모습도 아빠 또는 엄마가 하는 걸 따라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 옛 말이 틀린 게 하나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낍니다. 결국 바뀌어야 하는 건 아이가 아니라 저 자신이겠죠. 저 자신이 바뀌기 위한 원동력으로 삼기 위해 반성문을 블럭체인에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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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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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빠세요. ㅎㅎ
드디어 짠에서 글 쓰시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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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부족합니다 ^^;;
(짠에서는 계속 써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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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님께서 다시한번 소리치시면 셋다 울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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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직 최악은 아니었군요. 차악이었던 걸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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