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이 빈손으로 돌아간 까닭은 ?

in #sct10 month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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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일은 있는 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란 매우 어렵다. 수없이 많은 관계자들이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해석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핵문제는 왜곡된 해석이 객관적 현상의 수용을 방해하는 가장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한국전쟁과 냉전의 경험은 우리로 하여금 북핵문제를 제대로 바라보는데 심각한 방해를 하고 있다. 우리를 방해하는 것은 외부적인 요인뿐만 아니다. 우리의 심리적 요인은 북핵문제의 객관적 인식을 방해하는 결정적인 요소이다. 내가 바라는 것과 객관적 현상 사이에서 우리는 대부분 내가 바라는 것을 객관적 현상이라고 믿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북한이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해서 북미대화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틀린이야기다.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국제정치적인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북한이 가장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북한은 핵을 개발하기 시작한 이후 중국과 미국으로부터 끝임없는 강압과 억압을 받아왔다. 보통의 국가들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강압과 억압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과 미사일 능력을 확보했다. 사실상의 핵보유국가가 된 것이다. ICBM과 수소폭탄 능력을 보유한 것이다.

북한은 인민들이 먹고사는 것은 완전히 포기하고 모든 역량을 핵무장에 쏟아 부었다. 지구상에 어떤 국가도 이렇게 하기 어렵다. 우리가 인정해야 할 것은 북한이 누구도 하기 어려운 단계를 넘어 성공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인정해야 할 것은 북한은 이제 세계에서 손꼽히는 핵무기 보유국이 되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제한적이지만 제2격 능력까지 보유하기 직전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더욱 강력한 경제적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와 핵을 포기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는 주장은 형식논리학적으로 참이라고 하기 어렵다.

지금 미국은 형식논리학적으로 참이 아닌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올해 북한의 전략적 목표는 이제까지의 핵과 미사일 능력 개발은 더 이상 고도화시키지 않고,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를 푸는 것이었다.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라는 것을 북한이 핵을 완전하게 포기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북한은 그럴 생각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

북한은 자신들이 핵을 포기하면 리비아와 같은 상태가 되리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아무 생각없는 미국의 전략가들은 북한에게 리비아 모델을 제시했다. 그 어떤 정권과 국가도 리비아와 같은 상황으로 가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리비아 사태는 미국의 대외정책이 완벽하게 실패했다는 것을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예이다. 정상적인 판단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미국의 정책입안자들이 북한에게 리비아 모델을 하자고 이야기 해서는 안된다. 볼턴이 리비아 모델을 이야기한 것은 북한과의 협상 방해나 마찬가지다.

유감스럽게도 우크라이나 모델도 실패했다.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했지만 결과적으로 러시아의 군사행동으로 곤경을 겪었다. 만일 우크라이나가 그대로 핵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에 대해 군사적 행동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북한은 이미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더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번의 실험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북한이 이미 ICBM능력을 보유한 상태라는 것이다. 아마도 북한은 화성 14,15호를 능가하는 능력을 확보하기 시작한 것 같다.

북한은 올해 미국과 대화를 통해 미국과의 협상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했을 것이다. 북한은 오히려 미국이 합리적인 협상을 하게 하려면 끝까지 힘으로 밀어 부쳐 미국을 굴복시켜야 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비건이 한국에 와서 북한과 대화를 요구했다. 한국 정부의 중재자적 역할을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국정부가 중재자적 역할을 할 수 있는가 없는가는 북한의 입장에 달려 있다. 이미 북한은 한국을 통해 미국과 협상을 하는 방식은 무의미하다고 본 것 같다.

미국은 한국에게 북한과의 교섭을 위한 어떠한 재량권도 주지 않았다. 그리고 한국도 자신이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 재량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한국정부가 재량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정책과 과감하게 맞서기도 해야 한다. 미국이 주지 않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자세로는 절대로 북미간 대화를 위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없다.

한미간 정책적 공조와 북미간 대화의 중재자역할을 하겠다는 주장은 양립할 수 없다. 미국편에 들겠다면서 어떻게 북미간 중재자 역할을 하겠는가? 우리가 일본과 싸우고 있는데 미국이 일본을 일방적으로 두둔하면서 중재하겠다고 하면 그 중재를 받아 들일 수 있는가? 나는 못하면서 왜 상대방은 하라고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북핵문제는 이미 전혀 다른 궤도로 진입했다. 이미 누차 이야기 했지만 앞으로 유엔안보리에서 북한에 대한 추가제재는 불가능하다. 중국과 러시아는 더 이상 미국의 요구를 받아 들이지 않을 것이다.

아마 북한은 만일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요구에 따라 계속 제재를 하면 앞으로 미국 일변도의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협박을 했는지도 모른다. 국제관계는 오로지 힘으로만 움직인다. 핵무기를 가진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를 움직일 정도가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비건이 중국으로 갔다고 하니 거기서 북미간 비밀대화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북미간 비밀대화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과 미국의 대화다. 미국은 중국에게 북한에 대한 압박을 더 가해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에게 북한에 대한 제재를 풀라고 요구할 것이다. 그리고 만일 그런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자신들은 유엔제재에서 이탈하겠다고 선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러시아도 그런 입장일 것이다.

일각의 기대와 달리 시간이 가면 갈수록 북한의 입장은 더 좋아질 것 같다. 중국과 러시아도 완충지역을 확보하기 위해 북한의 요구를 수용해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북핵문제에 대한 해결의 주도권은 완전하게 북한이 쥐고 있다. 우리가 이제까지 실패한 것은 있는 현상을 그대로 바라보려고 노력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대로 바라보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번 비건의 중국방문이후 미국은 양자 택일을 해야 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아무런 대책없이 바라보는 것과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현재 수준에서 동결시키고 북한에 대한 제재를 푸는 것이다.

미국이 어떤 입장을 취하더라도 우리는 심각한 안보적 경제적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미국의 정책만 지지하면 우리의 안보와 경제를 보장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 비건이 빈손으로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가는 것을 보면서 찹찹한 생각이 든다. 정권도 그렇고 정치권도 그렇고 이런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것 같다.

작성일자2019년 1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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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keshi님이 oldstone님의 이 포스팅에 따봉(5 SCT)을 하였습니다.

그렇군요.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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