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 아침, 선택적 정의 그리고 정의의 여신상이 눈을 가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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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자년 새해아침이 밝았다.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돌았다. 새로운 출발이다. 새로운 출발에 희망과 행복을 이야기 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현실이 원망스럽다.

아침에 여기저기서 카톡이 들어왔다. 울산시장 선거부정과 관련한 핵심 관계자 송병기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었다고 한다.

또 명재권 판사다. 그가 밝힌 기각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부정부패 지수가 OECD 국가중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뉴스를 본적이 있다. 그 부정부패라는 것이 재산이 많은자와 권력을 지니고 있는자들의 문제라는 것은 굳이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는 권력과 재물을 많이 가진자들이 부패해 있는 것이다. 부정한 방법으로 재물을 모으고 부패한 권력으로 재물을 모으는 것이다. 부패한 권력은 부정한 재산보유자와 결탁하고 국민의 세금도 도둑질한다.

촛불 혁명으로 문재인 정권이 들어섰다. 유감스럽게도 여러분야에서 부정과 부패의 흔적이 보인다. 조국 일가의 사모펀드와 유재수의 국정농단 혹은 개입, 울산시장 선거의 개입과 같은 것들은 거대한 빙산의 일각을 보여주는 것 같다.

세상의 모든 부정부패를 척결하자는 말은 아니다. 그렇게 하겠다고 혁명을 해도 또 썩는다. 그러나 적어도 드러난 부정부패만이라도 제대로 척결하지 않으면 그 부정부패세력은 점점 그 세력권을 넓혀간다.

부정부패 척결은 좌우를 가려서는 안된다. 진보의 부패는 용인할 수 있고 보수의 부패는 용인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니다. 보수와 진보의 부정부패는 모두 척결의 대상이다. 선택적으로 처벌하고 말고의 대상이 아니다.

법원은 문재인 정부들어 정의의 선택적 실현을 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 같다. 원래 정의가 제대로 살아있으려면 살아있는 권력에 더 엄정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법원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한 모습을 보였다.

아직까지 조국의 개인핸드폰은 확보를 하지 못했고, 조국의 개인 계좌는 들여다 보지 못했다.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재수의 개인계좌도 들여다 보지 못했다. 법원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송병기의 구속영장도 발부하지 않았다.

이런 상태에서 검찰이 조국을 기소하고 유재수를 기소한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청와대와 여당에서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했다고 한다. 법원이 핵심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해 놓고 어떻게 증거를 재대로 확보할 수 있겠는가? 이런 상태에서 청와대에서 조국의 기소를 두고 무리한 수사의 결과라는 내용의 논평을 내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적폐수사에서 법원은 양승태 전대법원장의 구속영장 발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 검찰이 요구하는 구속 및 수색영장을 발부해주었다. 조국과 유재수의 경우 경제사범의 혐의가 짙다. 당연히 핸드폰과 계좌는 압수수색을 해 주었어야 했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선거사범에 대해서는 가장 강력한 대처와 처벌을 해야 한다. 정부 여당은 지금은 자신들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어떤 사회든 핵심질서와 가치가 무너지면 제대로 유지되지 못한다.

정의는 선택적이어서는 안된다. 선택적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 악이다. 정의의 여신상이 눈을 가리고 있는 이유는 선택적 정의가 악이기 때문이다. 정의 메타포는 칼과 저울과 눈을 가린 것 세가지다. 그 중에서 어느 것 하나가 빠져도 정의는 구현되지 않는다.

결국 선택적 정의가 국민을 분열시키고 국력을 낭비한다. 내부의 분열은 외부의 공격에 취약하게 만든다. 안보와 국방에 아무리 많은 돈을 퍼부어도 내부에 부정부패가 만연하게 되면, 그런나라의 군대는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한다. 국정이 혼란해지면 군대가 구데타를 한다. 그것은 군인들이 그런 혼란을 틈타서 권력을 장악해서 잘먹고 잘 살겠다는 생각 때문이 아니다. 그들은 혼란한 국정이 국가안보를 약화시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쿠데타가 국정을 더욱 혼란하게 만든 것은 역사적인 경험이지만, 단순 무식한 군인들은 자신들이 뭔가 정리정돈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착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하여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노력은 어떠한 이유로도 방해받아서는 안된다. 선택적 정의가 마치 정의인양 호도되어서는 안된다.

상황이 이럴진대 자칭 보수정당이라는 자한당은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그들이 원래 부정하고 부패한 자들로부터 출발했기 때문인 듯 하다.

정치권에 희망에 보이지 않는다고 할 때, 가장 큰 이유는 야당에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나라에 야당은 없다.

새해아침 희망에 찬 이야기를 하고 싶었으나, 송병기 구속영장기각 소식을 보고 올해도 쉽지 않겠구나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제 공수처법이 통과되었으니 새해에는 법원개혁에 매진했으면 좋겠다. 제일먼저 영장전담판사제도를 없앴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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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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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부정을 저질렀으면 누가 됐든 법의 처벌을 받아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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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보다 시급한게 사법부 개혁인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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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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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정의는 악이다. 내편은 정의이고 니편은 무조건 불의? 참 난감한 정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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