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31] 유럽 블록체인 삼두마차 - 에스토니아편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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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입니다. 이제 삼두마차의 세 번째 나라로 가볼까 합니다. 저는 이 나라야말로 스위스와 더불어 블록체인 DNA를 가장 많이 갖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전자시민권의 나라, 스카이프를 만든 나라, 100유로(한화 약 13만원, 스팀환산 약 700스팀)만 납부하면 가상국민이 될 수 있는 나라, 인구 130만 명의 디지털 강국! 바로 이 나라입니다.

  • 에스토니아

■ 에스토니아 역사

일단 지도부터 펴 봅시다. 왜냐하면 에스토니아라는 나라가 대체 어디에 붙어 있는지조차 잘 알려져 있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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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가 하도 작아서 이 정도 크기를 되어야 확인이 가능하네요. 지도를 보면 발트해 3국중 하나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하튼 이 나라는 러시아(구 소련)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악연의 나라입니다. 오랜 시간 병합과 독립의 반복하였는데, 러시아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여기 치이고 저기 치이고 약소국의 설움을 톡톡히 본 나라임은 분명합니다.

1991년, 2백만 명의 군중이 서로 손을 맞잡고 노래를 불렀다는 노래혁명에 힘입어 구소련으로 부터 독립, 2004년에는 EU 가입하고 이후 유로화를 사용하게 됩니다.

구소련으로 부터 독립할 당시에는 찢어지게 가난했던 나라였으나 매년 경제적으로 발전을 거듭하여 이제 한국 못지 않은 소득의 국가가 되었습니다. (놀랍게도 이미 OECD에 가입한 높은 수준의 경제력을 갖춘 나라입니다) 예전에 슬로베니아를 방문했을 때 '어? 이 나라 대체 뭐지?'란 느낌을 받았었는데, 아마 그런 느낌을 주는 국가가 아닐까 합니다.

주변에 핀란드와 스웨덴에 있어서 그런지 문화 제도적으로 사실상 북유럽 국가로 봐야 한답니다. 대부분 국민이 에스토니아인이지만 약 1/4이 러시아계로서 이는 정치적 갈등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공교롭게도 이것이 에스토니아가 블록체인 DNA를 갖추게 된 큰 계기가 되기도 하였죠.


■ 정보 산업에 승부를 건 나라, 에스토니아

투자계의 거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에스토니아의 택시파이란 회사에 투자할만큼 에스토니아는 높은 수준의 IT 정보기술을 확보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전자시민권(e-Residency)을 주는 나라로 알려지기 시작했죠. 전자영주권은 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일종의 플랫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ICO가 무산될 때마다 농담반 진담반 푸념으로 하는 얘기가 있죠.

  • 아 쒸, 그냥 에스토니아같은데 가서 ICO를 해야하는거 아냐?

기존의 영토 개념을 싹 바꿔버린 전자영주권 제도나 정부 주도의 블록체인 인프라 구축도 사실 에스토니아의 운명을 바꾼 한 사건에서 비롯됩니다. 2007년 러시아와 외교 분쟁 직후 가공할만한 대규모 디도스 공격을 받게 된 것이죠. 이 공격이 얼마나 크고 집요했던지 에스토니아 전 국가 기관망이 공격을 당하였고 정부 행정 시스템이 일주일 이상 마비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고 합니다.

이 피해를 계기로 혁신적인 보안 기술을 찾게 되었고, 마침내 에스토니아 보안 기술 전문기업 '가드타임'이 KSI(Keyless Signature Infrastructure)라는 블록체인과 매우 유사한 기술을 개발하며 정부와 민간 서비스에 적용하기 시작합니다. KSI는 중앙 키 없이도 데이터의 안전성과 무결성을 확보할 수 있는 보안 기술이라고 하는데... 음.. 원리를 다 이해하기엔 제가 역부족이라... 이번 글에서는 일단 패쓰.

어쨌든 구소련에서 독립이야 했지만 경제적으로는 거의 내던져지다시피 한거였고, 인구와 자원이 매우 적은 입장에서 IT와 정보 기술에 운명을 걸게 된 것이죠. 하지만 놀라운 것은 독립 직후인 1993년의 GDP가 2,500달러, 그러나 2017년에는 2만 달러에 육박하게 됩니다. 8배의 기적적인 성장을 이룬 셈이죠.

이쯤 되면 에스토니아라는 나라에 대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구 130만 명의 이 쬐그만 나라가 어떻게 기술 강국, 게다가 블록체인을 이끌어갈만한 저력의 국가가 되어 있는지 말입니다.

다음 글에서 그 실체를 더욱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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