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치 못한 곳에서 마주친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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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갑자기 몰려온 피로 탓에 잠시 낮잠을 청했습니다.

약 두 시간의 낮잠 끝에, 온몸이 땀에 젖은 채로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악몽을, 그것도 지금까지도 내용이 또렷하게 기억날 정도의 악몽을 꾸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성인이 된 이후 겪은 일 중 가장 크게 후회하는 일이 있습니다.
20~21살 때 겪은 일들인데, 한동안 그게 트라우마로 남아 많은 일들에 자신감을 잃어버린 적이 있었습니다. 사람을 마주하기도, 마음을 열기도 참 힘들었구요.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다행히도 꽤 오랫동안 그 일을 잊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오늘 갑자기 꿈 속에서 다시 마주하기 전까지는요.

수 년이 지났지만 그 때 그 사람, 그 장소, 그 상황 등 모든 것이 무서웠습니다.
그 속에서 그 때처럼 가면을 쓰고 억지로 웃으며 모든 걸 받아들이는 것처럼 있기가 힘들었습니다.

그 꿈의 마무리는 그 사람이 죽으며 지어졌습니다. 제가 그 사람을 죽인 건 아니지만, 죽게 내버려둔 채로 끝이 났습니다. 동시에 꿈 속에서라지만 나쁜 기분이 아니었던 제 모습과 함께 말이죠.

꿈에서 깨자마자 느낀 건 온 몸에 땀이 흐르고 있었다는 점과, 심장 박동이 너무 빨랐다는 점입니다.

꽤 옛날 일임에도 이렇게 떠올리고 나니 뭐라 표현하기 힘든 느낌이 온 몸을 집어삼키더군요.

정말 생각치 못한 곳에서 과거의 트라우마를 마주하니 참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그 때보단 덜하더라도, 그 때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조금 위축되는 게 있는 것 같네요.

별로 기분좋지 못한 글을 적게 되었네요.

질문입니다.

생각치 못한 곳에서 트라우마를 마주친 적이 있나요?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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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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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계속 아플 때
어둠 속에서 귀신같은 환각을 본 적 이 있습니다.
그 후로는 어둠 속을 보는 것이 여전히 두렵습니다.
어둠은 매일 있기에 생각지 못한 곳에서 마주친 적은 없었습니다.
극복 하려고 해본 적은 있지만, 꽤 두려워서 극복하지는 않았습니다.

또 저는 중고등학교 친구가 아닌 동창들과의 관계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중고등학생 시절에 그들과의 관계는 저에게 늘 힘들었습니다.
그게 여전히 남아 제가 살고 있는 고향에서 저를
움츠러 들게 합니다. 생각치 못하게 그들을 마주쳤을 때
당황하고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이 충동적으로 들었습니다.

대학교에서 사람들과 친해지는 데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을 때쯤
다시 마주쳐봐도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은 여전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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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답변 아니셨을텐데 감사합니다. 사람을 마주하는 일에 있어 두려움이 없는 사람이 있겠냐만은, 어떠한 근거 있는 두려움, 혹은 오랜 경험으로부터 오는 두려움은 그 깊이가 다른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사람을 만나며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고, 이 사람을 이렇게 대해도 되는 걸까 하는 고민도 매 순간 하며 사람을 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것들이 결과적으로 소극적으로 사람을 대하게 만드는 것 같고 점점 더 스스로를 위축되게 만들기도 하는 것 같네요.

사람과 관련된 일에 있어 섣부른 충고는 없느니만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주변에서 어떤 말을 들어도 제 문제에 용기를 내기보다는 어떻게든 회피하고 담아 두려고 할 것 같네요. 다만 이것을 마주하더라도, 회피하더라도, 묻어두더라도 좋으니 너무 위축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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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트라우마 없기는 힘든 듯 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트라우마가 떠오르면 동일한 상황을 생각하면서 그것을 이겨내기 위한 생각을 하곤 합니다.
꿈에서 나타나면 거기에 대항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라는 걸 계속 상기했었습니다.
그랬던 조금 나아지기도 하더군요~
트라우마 꼭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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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본 일이 실제로 일어난 일은 아니지만, 잊고 있었던 기억이 떠오른 것만으로 충분히 기분이 다운되긴 하네요. 꿈 속에서 이게 꿈이라고 인지해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이런 꿈을 꾸고 나면 밤에 잠 들 때도 좀 무섭긴 하네요.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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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있지요... 저는 군대에서 시멘트로 된 처마?가 있었는데, 거기 위에서 작업을 하다가 그 시멘트가 무너져 내려 앉았던 적이 있었더랬지요.

그 무너지기 30초 전에 후임병사와 뭔가.. 발밑이 이상한 느낌이 없냐고 서로 물었었는데, 실제로 처마가 내려 앉았다는... 다행이 점프를 해서 앞쪽에 어디 잘 착지를 하였고, 후임도 크게 다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전역이후... 그 사건은 깨끗이 잊고 있었는데, 어느날 육교를 건너다가 육고가 조금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을 때 갑자기 그 순간이 생각나면서 그자리에 얼어 붙었었던 적이 있었네요.

육교가 무너진다는 느낌이 들었었거든요. 하지만 실제로 그렇진 않았고, 조금 흔들리게 설계가 된듯 싶더군요.

극복해보려고 시도한 것은 주로... 아무렇지 않아.. 괜찮아 라고 마음속으로 되뇌이는 정도? 이상 할 수 있는건 없더라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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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큰일날 뻔 하셨군요. 개인적으로도 경험에서 오는 두려움이 정말 깊고 이겨내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저 일이 있고 나서 사람들을 만나는 일 자체가 무서웠던 적이 있거든요. happyberrysboy님도 그러셨들 다행히 지난 3년 정도 동안 우려하던 일이 반복되지는 않았지만, 한번 더 머릿속에 떠오른 이상 한번 더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듭니다.

결국 누군가에게 조언이나 충고를 듣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고, 혼자 이겨내야 한다는 걸 알기에 참 어렵네요. 당장에 오늘 밤도 잠드려니 약간 불안한 기분입니다.

정성스럽 답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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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트라우마는 없었는 것 같네요..
옛날에 교통사고 심하게난게 트라우마가 되었을까 했는데 단 1도 없었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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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도 크게 나면 트라우마로 남을 텐데 다행입니다. 없는 게 좋죠 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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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좀 신기했네요 저도.. ㅋㅋ 얼굴만 300바늘을 넘게 꿰맸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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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렸던 초등학생시절
낮에 집에 혼자 있었는데,
언제 들어왔는지도 모를 강도가
방에 숨어있다가 칼을 들고
갑자기 나타나서 위협을 하더군요.

다행히 다친곳은 없었지만
그날 받은 충격은 엄청났어요.

그날 이후 방과후에 집에 아무도 없으면
모든방과 화장실, 베란다를 확인하는 버릇이
1-2년도 지속되더라고요.
아마도 많이 무서웠나봅니다.

그 이후 자연스럽게
서서히 그 버릇도 없어지고
그때의 기억도 잊어져가서 괜찮아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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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다행입니다. 그런 일은 정말 두고두고 큰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고 또한 한동안 남아 계셨던 것 같은데, 우선 그 때 큰 일이 있지 않아 다행이고 극복하셔서 더더욱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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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엘리베이터에 갇혔던 기억 이후 스무살까지 터널을 지날 수 없을 정도로 폐소공포증이 정말 심했는데, 과거 한 친구가 어둠 속에서 함께 있어줬던 적이 있어 이후 많이 나아졌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긴 시간 날아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 완쾌했다는 기분이 드네요 =) 지금은 연락이 끊겼지만, 그 친구분에게 큰 감사를 표하는 (..) 트라우마는 상담원이라거나 전문의료인, 혹은 애정하는 친구와 함께 찬찬히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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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소공포증이 있으면 정말 불편할 일이 많을 것 같은데, 친구 덕에 해소되어 다행입니다.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면 확실히 혼자보다는 든든할 것 같네요. 지금까지 안고 살아가지 않아 정말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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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죽음의 문턱 앞까지 갔다온 사고를 겪었습니다.
다행이도 트라우마가 오래 가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대신에, 해도 되는 것과 해서는 안되는 것의 구분이
그때부터 확실하게 구분이 되었던 느낌이 드네요.

이걸 해 말아? 라고 의문이 들 때에는,
적어도 안전이 달린 문제라면
귀찮고 복잡하더라도 FM대로 따르는 것이 습관이 되었고요.

  1. 생각치 못한 곳에서 트라우마를 마주친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2. 위험한 것, 금지된 것은 응당 피해가야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며 트라우마를 극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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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너무 늦게 확인했네요 죄송합니다ㅠㅠ
어떤 일인지는 모르지만 크게 다치지 않으셔서 정말 다행이고, 트라우마의 확고한 극복 방식에 놀랐습니다. 트라우마를 이성적으로 극복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일일 텐데, 새삼 유스미님의 강함에 놀라고 가네요. 답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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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 급한 일이 아니라면
댓글 정도는 천천히 달아주셔도 됩니다. ^^

아주 어렸을 때,
밤늦은 시간까지 자전거를 타다가 차에 치였던 일이었어요.
치인 후 정확히 몇 미터를 날아갔는지는 모르지만,
응급실에 실려갈 정도의 사고였으니 심각했죠..
그런 경험을 어렸을 때 겪고나니,
안전, 특히 교통안전에 있어서는 타협없이 FM대로,
운전 할 때에는 방어운전, 그리고 양보운전을 하게 됐네요.

크게 다친 데 없이 죽지 않고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저에게 선물처럼 주어진 인생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

ksc님도 항상 안전에 유의하시고,
건강하게, 즐겁게 생활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진솔한 댓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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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날 뻔 하셨는데 정말 다행입니다. 어린 시절의 사고 이후로 안전에 민감하게 신경쓰게 되셨군요. 저도 작은 교통사고는 5~6번 정도 겪은 것 같은데, 큰 사고들이 아니어서 그런가 안전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좀 더 주의해야겠네요.
다시 한 번 답변 감사합니다. 중간고사 끝나면 한번 찾아가겠습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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