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육 정원규제에 발묶여 졸업생 절반 전공무관 취업

우리나라 대학졸업자 가운데 절반은 전공과 관계없는 직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진행한 조사에서 한국 대졸자의 전공·직업 간

미스매치 비율이 50%로 집계돼 영국 이탈리아 등과 함께 OECD 국가 중 최고치

를 기록했다. 전공과 직업이 불일치한다는 것은 교육 과정에서 그만큼 사회적

비용이 낭비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기술적 진보와 사회적 변화로 직업의 세계 역시 빠르게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전공·직업 불일치 문제를 해결할 교육개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공 선택의 관점에서 본 대졸 노동시장 미스매치와 개선 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최근 OECD가

국제성인역량조사를 통해 도출한 최종 학력상 전공과 졸업 후 직업 간 미스매치 자료를 인용해 우리나라 미스매치율이 50%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자료에 따르면 영국 이탈리아 등과 함께 미스매치 최상위 그룹을 형성했으며 핀란드 노르웨이 등 북유럽권과 독일 오스트리아 등지에서는 미스매치 정도가 30% 안팎의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참여 국가 전체 평균은 39.1%였다.

KDI는 미스매치 주요 원인으로 우선 대학·전공에 대한 정원 규제를 들었다. 정원 규제가 대학·전공 서열화와 맞물리면서 학생들이 자신이 선호하는 전공을 포기하고 상위권 대학의 다른 전공을 택하는 모습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KDI는 보건·교육 등 특수전공에 대한 정원 규제도 전공 선택 쏠림 현상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의사나 교사 등 자격·면허가 필요한 직업군의 대학 정원이 고정되면서 이미 인기 있는 이들 직업의 희소성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 밖에 노동시장에 관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못하고 전공을 선택하는 시기가 획일적이라는 점도 문제의 원인으로 꼽혔다. KDI가 대학 신입생 1000명을 대상으로 전공 변경 희망 여부를 설문조사한 결과 전공을 바꾸고 싶다고 응답한 비중이 28.2%에 달했다. 한요셉 KDI 연구위원은 "현재 학교당 1인이 배정되는 진로전담교사는 학생 수에 따라 추가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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