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채가 사라진다…LG도 64년만에 전면 폐지

LG그룹이 1956년 10월 처음으로 대졸 공채를 도입한 지 64년 만에 상·하반기 정

기 공채를 폐지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신입사원 채용 방식을 상시 채용으로 전환

한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 현대자동차그룹에 이어 LG그룹도 정기 공채를 사실

상 폐지하기로 하면서 주요 그룹의 채용에 수시 채용 방식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특히 LG그룹은 전체 신입사원 중 70%를 채용 연계형 인턴십으로 선발하겠

다는 계획이어서 취업준비생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LG그룹의 상시 채용 제도는 인사 조직이 아닌 현업 부서가 원하는 시점에 채용 공고를 통해 필요한 인재를 직접 선발하는 방식이다.

현업 부서가 채용 과정을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인사 조직은 이를 지원하는 역할에 그친다. 현장 중심 인재를 적시에 확보해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경영

환경과 기술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신입사원 선발 비중에서 70% 이상을 차지하게 될 채용 연계형 인턴십은 평균 4주 정도 진행된다. 이를

통해 회사는 지원자들의 적합성을 미리 확인하고, 지원자들은 회사와 희망 직무를 미리 경험할 수 있다. LG그룹은 계열사별로 채용 연계형 인턴십 비중을 확

대할 계획이다. LG그룹은 지원자들이 희망 직무에 지원하는 상시 채용 방식과 채용 연계형 인턴십이 자리 잡으면 지원자가 원하는 업무와 현업 부서 직무가 맞지 않는 문제가 해소되고, 1년 이내에 퇴사하는 신입사원 비율을 낮추는 등 사

회적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그룹은 인턴십 제도 외에 산학협력, 공모전 등 다양한 채용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신입사원을 선발할 계획이다.

4대 그룹 중에서는 현대차그룹이 LG그룹에 앞서 지난해 직무 중심의 수시 채용을 전격 도입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지난해 인재 선발 방식을 직무 중심 상시 공채로 변경했다. 삼성은 상·하반기 1회씩 계열사별로 정기 공채를 실시한다. SK그룹도 상·하반기로 나눠 그룹 공채를 실시하고 있지만 수시 채용을 점차 확대하는 추세다.

채용업계에서는 대기업들이 수시 채용을 확대하면서 취준생들의 구직 준비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입을 모은다. 현대차가 올 들어 이달 초까지 채용 사이트에

게재한 신입모집 공고는 80여 개에 달하지만 여러 개 공고에 동시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구직자 입장에서는 신중한 선택이 불가피해졌다. 채용 절차 또한 부문별로 자기소개서 대신 포트폴리오 제출을 요구하거나, 면접을 한 차례만 실시하는 등 다변화됐다.

채용 전문가들은 직무 중심의 수시 선발 체제에서는 직무 적합성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LG그룹은 오프라인으로 실시해오던 인적성검사도 오는 9월부터 전면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인성검사 문항 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적성검사 문

제 유형은 온라인에 최적화해 응시 시간을 기존 3시간에서 1시간대로 대폭 단축시킨다는 방침이다. 앞서 삼성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온라인 직무적성검사를

전격 도입하고 성공적으로 치러내자 LG그룹도 온라인 필기를 도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LG그룹의 상시 채용 연계형 인턴십 채용은 이달 LG화학 전지사업본부와 생명과학사업본부의 채용을 시작으로 본격화될 예정이다. LG그룹은 코로나19로 차질

을 빚은 상반기 채용 인원을 포함해 하반기 채용에 나선다. LG그룹은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채용 규모를 예년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LG그룹의 작년 채용 규모는 1만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0
0
0.000
0 comments